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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한글날과 외국인 [2]
글쓴이 :
난장
날짜 : 07.10.06. 00:00:00 조회수 : 1357

<살며생각하며>
한글날과 외국인 
 
 
 해마다 10월이 되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나름대로 분주해진다. 한글날을 맞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시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백일장, 말하기대회, 경필대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한글, 세종대왕, 가을은 단골 주제들이다. 예전에 웬만한 논술의 모범답안 격인 문장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고 했던가. 한글과 세종대왕의 모범 소품은 1만원짜리 지폐가 되고, 가을의 핵심어는 낙엽과 고향이다.

세종대왕은 침략자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도 절대선이다. 사랑하는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든 어진 인문주의자. 어느 역사서를 보다보니 조선 초기 법령을 정비할 때 신하들이 중국처럼 궁형(宮刑)을 실시하자고 제안했으나, 너무 비인간적이라며 세종이 단호히 거부했다고 한다. 또한 어떤 왕들은 자신은 문란했으나 백성들은 가차 없이 처벌했던 반면, 세종은 자신은 문란하지 않았으나 백성들의 어찌할 바 없는 사정은 헤아릴 줄 알았다고 한다.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말에 빗대자면, 세종대왕을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칸과도 바꾸지 않겠다.

가을에 대한 글에서는 낙엽과 단풍을 보면서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고 동시에 성공을 기원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출근길 복잡한 전철을 타고 내려, 또 다시 학교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동동거리는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서 속으로는 ‘무슨 먹고 살 일 났다고 여기까지 와서 고생을 하는가’ 싶어 짠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하는 학생은 거의 보지 못했다. 선진국이건 후진국이건 뭐 하나 고장 나면 1주일도 넘게 걸리는 자신들의 나라에 비해 오전에 전화하면 오후에 방문하는 삼성과 엘지의 ‘빨리빨리’ 정신은 경이의 대상이며, 한국에서 배워가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주말에는 동대문이나 명동 신촌 등으로 놀러나가 이른바 ‘재미있는 지옥’ 한국을 체험하면서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내가 만난 외국인 가운데 최고급 한국어 구사자는 노르웨이 오슬로대 박노자 교수님(대한민국에 귀화한 러시아인)인데, 도대체 한국인을 능가하는 그토록 수준 높은 한국어를 어떻게 습득했느냐고 물었더니, 옛 소련 시대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노동신문 사설을 매일 통째로 암기했다는, 배움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박 교수님은 내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분이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막막할 때가 더 많다. 2년 동안이나 한국어를 배웠는데도 사소한 문제로 집주인과 다툼을 벌였을 때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결국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억울해하던 중국 여학생처럼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학생을 보면 안타깝다. 또한 미묘한 말맛을 아는 것은 아무리 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외국인의 한계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전라도 방언의 말맛을 살린 ‘눈 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김규남)이라는 책을 보면서, 우리말 표현의 깊은 맛을 절감했다. 나는 정확한 서울 발음의 ‘스탠더드 코리안(Standard Korean)’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누누이 뻐겼던 일을 잠깐 부끄러워하면서 모국어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그것 아니면 안 되는 우리말을 지키고 살려내는 일은 너무나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말을 살려내기는커녕 지켜내기에도 힘에 부친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양을 본뜬 이름 ‘살사리꽃’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코스모스’의 잘못이라고 나오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우리말 ‘수수꽃다리’ 또는 ‘조선정향’으로 부르던 나무가 미군정 때에 미국으로 가서 개량되어 ‘미스킴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역수입되기도 했다. 이제는 외래종이 들어와도 우리말로 고칠 생각 따위는 아예 하지 않는다. 원래 달맞이꽃은 북아메리카에서, 분꽃은 남아메리카에서 들어온 대표적인 귀화식물인데, 우리가 다시 이름붙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데이지는 데이지고, 마가렛도 마가렛이며, 양귀비마저도 퍼피로 부르고 만다. 집집마다 있는 벤자민은 왜 철수나 병수가 될 수 없었을까. 우리의 위대한 빨리빨리 정신은 ‘방카쉬랑스’가 우리말로 정착할 시간을 더 이상 내줄 수 없는 나머지 그대로 쓰이다가, 한참 뒤에나 국립국어원에서 ‘은행연계보험’으로 순화했으나 국가기밀 수준이다.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서울이나 뉴욕이나 베이징이나 같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이 다른 것은 무엇인가. 나는 우리나라에서 월등히 다르다고 내놓을 만한 것 가운데 한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글을 처음 배우는 외국 학생들도 한 달 안에 한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다. 그만큼 한글이 과학적이고 편리하다. 한국말도 어렵다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어족이 다르거나 어순이 반대인 입장에서의 얘기다. 원래 외국어는 다 어려운 것이다.

“대포를 꼼꼼하게 쏘세요”를 만들어내는 미군 아저씨, “나쁜 남자는 싫지만 끌립니다”를 만들어내는 일본 아줌마, “어쨌든 나는 싫으니까 저 남자나 갖다 줘요”를 만들어내는 몽골 아가씨, 언어는 ‘1 대 1’ 대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녕하세요”가 “How are you?”라고 했더니 끝까지 ‘how’는 어디 갔느냐며 찾아내라는 네팔 노동자 사이에서 가을을 보내게 될 것이다. 10월에는 덕수궁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모아놓고 단체 사진도 찍다가 한 명씩 차례대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을 내 모습. 그러면서 항상 하는 생각. 세종대왕 동상은 세종로에, 이순신 장군 동상은 충무로에 있어야 하지 않나?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2007년 10월 6일 문화일보기사

앙젤린아
대포를 꼼꼼하게 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07/10/12 덧글삭제
땡글이
화이팅~ㅇㅇㅇㅇㅇ[ `    2007/10/30 덧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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