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풀어쓰기 폰트를 제작하였습니다.

풀어쓰기에 대해선 위키백과 등 백과사전에 설명이 잘 되어있고

예전에 이에 대해 쓴 글도 있어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합니다^^;

(예전글 보기 - 한글날,풀어쓰기를 생각해봄 )

하여간 언젠가 만들어야지... 했던 폰트인데,

구체적으론 올 초 점자와 수화폰트를 새로 만들면서 착상했고 그뒤로 한글날을 목표해서 짬짬이 만들었습니다.

(실제 풀어쓰기는 점자영역에 사용되는 표기방식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풀어쓴 형태의 글꼴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받침을 비껴쓰는 형태인 안상수 선생님의 이상체가 있고, 글자를 기울인 형태의 Neopen2글꼴 등

몇가지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다만 있는 그대로 풀어쓴 글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_-a

감히 그분들에 비할 바는 결코 못되나 그저 단순하게 한글을 풀어 쓴 폰트가 있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제작 의도는..예전에 쓴 글에도 있지만 머 다른 뜻은 없습니다.

풀어쓰기를 디자인 영역으로 바라봤을 때 제대로 쓸 수만 있으면

한글타이포 디자인이 다양화하는데 쫌 도움되지 않을까하는 의도입니다:-]

한글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음절 단위 표기에 따른 시각적 차별성이라고 합니다.

즉,영어 등과 달리 한 눈에 글자들이 구별되어 직관적으로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거져.

이 말을 반대로하면 음절을 풀은 상태(=풀어쓴 상태)는 읽기가 어렵다는 뜻이되죠-_-a

(두 음절인 '학교' - 굴림체로 풀어쓰면  'ㅎ ㅏ ㄱ ㄱ ㅛ'가 되니 당근 모아쓰기가 읽기 편합니다)

기존 폰트를 풀어쓸 땐 사용 불편도 그렇지만 우선 공간이 벙벙하게 떠서 읽기가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안 이뿐(?)데다 글자 간의 구별이 잘 안되는거죠-_-;;(당연하겠죠? 모아쓰라고 만든 폰트니:-])

그래서 이 폰트들 만들면서 가장 처음으로 고민했고 가장 나중까지 주안점에 두었던 부분이

바로 글자 내부와 글자 간 공간크기와 배치 문제였습니다.아울러 글립(=음소)들의 크기.

안그래도 가독성에 지적이 많은 풀어쓰기라 이번에 만드는 폰트는 우선 정자체로 컨셉했습니다.

설계 과정에선 위의 그림처럼  글자 내부의 초성과 중성사이 공간( ① ) 과

중성과 종성사이 공간( ② )을 같게 했고 또 글자 구분을 위해 글자 사이 공간은( ③ )

글자 내부 공간보다는 크고 스페이스 간격보다는 작은 적정선으로 쭉 밀고 나갔습니다.

이왕 밀고나간거 초성과 종성의 높이도 같게했구요(밑줄 부분)

헌데,이렇게 쭉 일관성있게 밀면 되겠다 하는 순간.....................,복병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_-;;

중성이 아래오는 모음들과 복모음들이었습니다;;

바로 그림에서 '고' ( ① ) 와 '워' ( ③ )부분입니다.

이것들을 '마'( ② )와 같은 공간넓이를 주면 많이 벙벙해집니다.

별 수 있나요? 역시 두 형태의 공간크기는 같다....라는 규칙을 정해 밀고 갈 밖에요-_-

(글자 사이 간격인 ④는 머 똑같고.) 

이렇게해서 공간은 3개의 값으로 정리-_-/

그래도 그냥 읽기엔 모아쓰기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작 중간엔 종성의 크기를 크게도....작게도 해봤었습니다만

이번엔 그냥 풀어보자는 의도에 맞게 그냥 그대로 갔습니다.(또..-_-;;)

여튼 그렇게 만들었고.....

대략 공간을 중심으로 후기를 적어봤습니다.

(쓰다보니 그저 '밀고 나간 것' 밖에 없는 듯하네요^^; )

다음 번엔 좀더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겠죠.

처음에 밝힌대로 표기법보다는 한글 타이포 영역의 확장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